2025년 11월 8일, 분데스리가 10라운드에서 '절대 1강' 바이에른 뮌헨과 '강철 군단' 우니온 베를린이 만났습니다. 뮌헨의 홈이 아닌, 원정팀의 지옥이라 불리는 '안 데어 알텐 푀르스테라이(An der Alten Försterei)'에서 열린 이 경기는 올 시즌 가장 극적인 무승부 중 하나로 기록될 것입니다.
2025-26시즌 개막 후, 리그, 챔피언스리그, DFB-포칼 컵대회를 통틀어 치른 16경기를 모두 승리했던 뮌헨의 엄청난 질주가 바로 이 17번째 공식 경기에서 멈췄습니다. 한 명의 중립적인 팬으로서, 이 치열했던 90분을 항목별로 되짚어 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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경기는 예상대로 뮌헨이 주도권을 쥐고, 우니온이 끈끈한 수비와 빠른 역습으로 맞서는 양상이었습니다.
- (전반 31') 우니온 베를린 선제골 (1-0): 뮌헨이 라인을 올리고 공세를 펼치던 중, 우니온의 날카로운 역습 한 방이 터졌습니다. 왼쪽 측면을 돌파한 로빈 고젠스(Robin Gosens)의 크로스를 공격수 케빈 폴란트(Kevin Volland)가 헤더로 마무리하며 홈 구장을 열광시켰습니다.
- (후반 55') 바이에른 뮌헨 동점 골 (1-1): 후반전 뮌헨이 파상공세를 펼쳤습니다. 자말 무시알라(Jamal Musiala)가 페널티 박스 외곽에서 수비수 두 명을 제친 뒤 감각적인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습니다.
- (후반 78') 우니온 베를린 추가 골 (2-1): 뮌헨이 역전 골을 위해 다시 라인을 올리자, 우니온의 '한 방'이 또 터졌습니다. 코너킥 상황에서 이어진 혼전 중, 교체 투입된 정우영 선수의 날카로운 패스를 받은 야니크 하베러(Janik Haberer)가 강력한 중거리 슛으로 다시 앞서나갔습니다.
- (후반 90+3') 바이에른 뮌헨 극장 골 (2-2): 패색이 짙던 뮌헨을 구한 것은 역시 해리 케인(Harry Kane)이었습니다. 경기 종료 직전, 조슈아 키미히의 마지막 크로스를 케인이 정확한 헤더로 연결하며 경기는 2-2 무승부로 종료되었습니다.
2. 바이에른 뮌헨: '16연승 마감'과 '승점 1점 확보'
이번 무승부는 뮌헨에게 '절반의 성공'이자 '절반의 실패'입니다.
- 아쉬운 점: 2025-26시즌 개막 후 모든 대회를 통틀어 이어지던 16연승의 대기록이 중단되었습니다. '무적함대'로 불리던 뮌헨 역시 원정팀의 무덤인 우니온 원정에서는 고전한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. (이날 김민재 선수는 벤치에서 휴식했습니다.)
- 긍정적인 점: 패배 직전까지 몰렸으나, 93분에 터진 해리 케인의 골로 귀중한 승점 1점을 챙겼습니다. 이는 1위 수성에 결정적인 1점이 될 수 있으며, 팀이 위기 상황에서도 무너지지 않는 '위닝 멘탈리티'를 보여준 순간입니다.
3. 우니온 베를린: '승점 1점' 이상의 가치
우니온 베를린에게 이 경기는 승리나 다름없는 무승부입니다.
- 자신감 획득: 리그 최강팀을 상대로 전혀 밀리지 않고 자신들의 축구(선 수비 후 역습)를 완벽하게 구사했습니다. 승점 1점을 넘어, 리그 중상위권 도약을 위한 엄청난 자신감을 얻었습니다.
- 리그 순위 이상의 저력 증명: 비록 당장 순위가 10위에서 크게 변동하지는 않았지만, 이번 경기를 통해 언제든 상위권을 위협할 수 있는 '중위권의 맹주'로서의 저력을 확실히 보여주었습니다.
- 아쉬움: 다 잡았던 승리를 경기 종료 직전 놓친 것은 뼈아프지만, 실망보다는 자부심이 더 큰 경기였습니다.
4. 두 팀의 과거 전적
우니온 베를린이 2019-20 시즌 분데스리가로 승격한 이후, 전적은 뮌헨의 압도적인 우세입니다. 이번 경기를 포함해 총 14번의 맞대결에서 뮌헨이 9승 5무로, 우니온은 단 한 번도 뮌헨을 이기지 못했습니다.
하지만 주목할 점은, 우니온이 유독 '홈'에서 뮌헨을 괴롭혔다는 사실입니다.
- 2024-25시즌 (지난 시즌)
- (우니온 홈) 2025년 3월: 우니온 1-1 뮌헨 (무승부)
- (뮌헨 홈) 2024년 11월: 뮌헨 3-0 우니온 (뮌헨 승)
- 2023-24시즌
- (우니온 홈) 2024년 4월: 우니온 1-5 뮌헨 (뮌헨 승)
- (뮌헨 홈) 2024년 1월: 뮌헨 1-0 우니온 (뮌헨 승)
- 2022-23시즌
- (우니온 홈) 2022년 9월: 우니온 1-1 뮌헨 (무승부)
- (뮌헨 홈) 2023년 2월: 뮌헨 3-0 우니온 (뮌헨 승)
이처럼 우니온이 뮌헨을 상대로 거둔 5번의 무승부 중 상당수가 홈에서 나왔기에, 이번 무승부는 단순한 '이변'이 아닌 우니온의 '홈 극강' 면모를 입증하는 결과입니다.
5. 전체적인 리그 순위 결과
이번 무승부로 인해 분데스리가 선두권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습니다.
- 바이에른 뮌헨: 9승 1무 (승점 28점)로 리그 1위 자리를 지켰습니다. 하지만 2위 바이어 레버쿠젠과의 승점 차가 좁혀질 수 있는 여지를 주었습니다.
- 우니온 베를린: 귀중한 승점 1점을 추가하며 10위 자리를 유지했습니다. 순위 변동은 없었지만, 상위 팀들과의 승점 차를 좁히며 중위권 도약을 위한 긍정적인 신호탄을 쏘아 올렸습니다.
6. 각 팀의 주목할 선수
- 바이에른 뮌헨: 해리 케인 (Harry Kane)
명실상부 뮌헨의 '구세주'였습니다. 경기 내내 우니온의 밀집 수비에 고전했으나, 단 한 번의 결정적인 기회를 놓치지 않고 득점으로 연결하며 팀에 승점을 안겼습니다. 왜 그가 월드 클래스 스트라이커인지 증명한 경기입니다. - 우니온 베를린: 정우영 (Jeong Woo-yeong)
'코리안 더비'는 성사되지 않았지만(김민재 벤치), 정우영 선수의 활약은 빛났습니다. 후반 교체 투입되어 두 번째 골의 기점이 되는 날카로운 패스를 찔러주었고, 엄청난 활동량으로 뮌헨 수비진을 괴롭히며 팀의 무승부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.

